# 다시 신주쿠


급 피곤함을 느껴 신주쿠 숙소로 되돌아온다
오늘은 일본에 지인을 만나기로 한날이다

컨디션 관리를 위해서라고 스스로에게 빨리 숙소로 가라고 속삭여준다
이런 달콤한 꼬심에는 냉큼 응해야 한다 

하지만 역시 되돌아오는 길이 험난하다
신주쿠역에서 숙소로 가는데 역시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럴 땐 내가 밉다
이넘 2번 온 걸로 부족하니라고 질책한다

하지만 숙소의 욕조에 누우니 모든 게 쿨하다
뭐 내가 완소남이지만 완벽남은 아니니까 그럴 수도 있지라고 위로한다
머 별거 있냐고요 ㅋㅋ

씻고 나서 침대에 누우니 잠이 술술 온다
잠시 후 눈을 떠보니 7시

만나기로 한 장소는 모르지만 만날 시간은 7시 30분
대충 옷 입고 있으니 전화기가 울린다

지금 어디냐고 물어 숙소라고 답변해줬다
아는 언니도 함께 조인하기로 했다고 한다
내가 아침에 탐험한 장소인 서신주쿠역에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이미 시간은 7시 30분
음... 그래 여자가 기다리는 경우는 없지만 지인은 기다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느긋하게 나간다

서신주쿠 역에 로손 편의점에서 전화를 거니 어딘가에 있다고 해 지리를 잘 아는 그대들이 이리 오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제안한다
결국 8시가 다돼서 랑데부 한다

마수다상과 함께 온 야마다상
음... 둘 다 포스가 장난 아닌듯하다

일단 반갑다고 하고 식당으로 자리를 옮긴다
뭘 먹고 싶다는 마수다상의 물음에 그냥 싫은 것 빼고 다라고 대답한다
마수다상이 주먹을 불끈 쥐는 걸 보고 아무거나 좋다고 말을 바꾼다
음... 늦은 데다 입맛도 까칠하니 잠시 흥분했나 보다

일단 식당으로 들어가려나 했는데 술집이다

 

승리의 브이자 마스터가 운영하는 술집. 이름 모름

어떤 맥주를 원하느냐는 말에 오늘 트위터에서 추천받은 에비스 한정판 아니면 사포르클레식비어라고 했더니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종업원을 부른다
종업원도 역시 곤란한 표정이다

그냥 아무 맥주나 마실게요라고 다시 말한다(참, 일본 지인들은 모두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어서 난 한국어 아니면 일본어를 한다)
그리고 나온 생맥주
한 모금 마셔보니 맛있는 것 같다
캬~ 하고 좋은 걸 이라고 말하려는데 마수다상이 이 맥주 이상하다고 한다
음 그러고 보니 내 귀가 다시 팔랑팔랑 거리면서 맥주 맛이 좀 맛이 간 걸로 느껴진다
이런 저질 맥주를 팔다니.... 된장...

아사히 맥주를 새로 받는다
마신다

참 야마다상도 싱글이라고 한다
아하... 나도 싱글이라고 소개한다

잠시 대화를 나누다가 내가 막내란 걸 파악해낸 두 명은 두 손을 살포시 쥐고 뺨에 갖다 대며 "막내 데스까... 이~잉" 한다
참 귀엽기다 하다
그래서 이모라고 불러줄게요 하니 아잉 한다
당신은 나의 옥상입니다라고 짧은 일본어로 얘기했더니 둘 다 표정이 묘하다
옥상은 와이프인데라고 한다

음... 언제부터 옥상이 이모에서 와이프로 변한 건지 모르겠지만 대충 수습한다

이 분들 한국어를 배우는데 한 달에 3만 5천 엔이라고 한다
한 타임에 약 5천엔 정도라고 하는데 역시 일본이라 그런지 좀 비싸다

1차를 마치고 2차에 한국어 선생님과 함께 하기로 한다
서신주쿠역에서 만난 한국어 선생님과 스위스에서 공부한다는 그분 아들 그리고 일본 여학생 1명이 추가됐다
2차의 주제는 월드컵과 한국 문화다
그리고 와리깡의 시간이 왔다
일본의 전통문화인 와리깡은 우리말로 각자내기 영어로는 더치페이다

1차를 내가 쐈는데 2차는 2명이 내 것을 함께 분담해서 내준다

그리고 다시 3명이 남아 3차를 간다
3차는 가부키조의 술집이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술집에서 나오니 거의 3시가 훨씬 넘은 시간이다
그 뒤에 일어난 해프닝이 있지만 여기서 끝내보자

결국 새벽 4시에 숙소로 돌아간 나는 일본에서의 두 번째 날도 술과 함께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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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주쿠 메이지 신궁

 


메이지 신궁은 하라주쿠에 위치한다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서 약 10분 정도 위쪽으로 올라가면 메이지신궁 입구가 보인다

메이지신궁 입구를 지나자마자 거대한 도리이가 나를 반긴다
도리이 옆에 나무숲이 무성하다
오늘 산림욕은 확실하게 하고 가겠다

 

하라주쿠 메이지신궁의 도리이(신사에 세운 정문)

 

메이지신궁에서 삼림욕하는 관광객

도리이를 지나니 여기저기 관광객들이 보인다

서양 관광객들이 이쪽에는 단체로 온 경우도 많다
일본 사람들도 관광객들도 산림욕이 즐거운가 보다

가끔씩 한국말도 들려오지만 대부분 여자 사람이라 말 걸기가 뻘쭘하다

산림욕을 하며 안으로 들어가니 무슨 천황 화원인지 뭔지가 있는데 돈을 내야 한다
한국에서도 꽃을 안보는데 무슨 일본 꽃을 보려고 돈을 내겠는가
그냥 패스한다
하지만 좀 더 들어가니 사람들이 그 화원을 보려고 다른 문에서 길게 줄 서 있는 것을 본다
귀가 잠시 팔랑거리다가 일단 끝까지 들어가 보기로 한다

 

메이지신궁 화원인데 입장료가 500엔

끝까지 들어가보니 신사가 보인다
신사로 들어가기 전에 있는 건 무슨 손 씻는 장소다
설명을 보니 신사 참배하기 전에 심신을 깨끗이 하기 위해 손과 입을 씻는 곳이다
왼손, 오른손, 그리고 물을 손바닥에 받아 입을 헹구라는 지시사항이 보인다

 

신사참배 전 손과 입을 씼는 장소

 

신사 참배 전 손과 입을 씼는 장소에서 사람들이 정말 그러고 있다

 


참배할 생각은 없지만 더워서 일단 손과 입을 모두 씻는다
마음 같아서는 머리에도 좀 들이부었으면 좋겠지만 외국까지 와서 어글리 하게 할 필요는 없기에 조용히 지시에만 따라 더위를 식힌다

막 입을 헹구고 나니 트위터에 한분이 입은 헹구지 말라고 멘션을 준다. 세균이 많다고
헐~ 이미 끝나버려서 패스다

신사 쪽으로 이동하니 누군가 전통 혼례식을 하나 보다
폰 들고 후다닥 찍는다
주변 외국인, 일본인들도 사진 찍기에 바쁘다

 

메이지 신궁 신사에서 전통 혼례식을 올리는 커플


나도 폰 들고 사진기 들고 달린다
신사 안에 들어가 사진 촬영 금지 표시가 있는지 확인하고 계속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바로 일본 아주머님이 뭔가 말씀하신다
아무래도 사진 촬영이 안 되는 곳인가 보다
잘 보니 저기 앞쪽에 사진 촬영 금지라는 푯말이 보인다
그리고 경비 아저씨가 오셔서 사진 안되요라고 말씀하신다
스미마셍을 외치고 아래로 내려온다

신사 밑에는 소원 말을 걸어놓은 표지 말들이 보인다
잘 보니 나무에 적고 싶다면 나무를 구매해야 한다

내 소원을 저기에 적어서 올린다고 이뤄질 리 없으니 당연히 패스다
하지만 남들은 뭐라고 적었는지 궁금하다
한국 사람들이 올린 소원이 보인다
하나는 부모님 건강하고 이쁜 여친이 생기고 인생 대박 나면 좋겠다는 나무다
나도 제발 그랬으면 한다 생각하면 공감해준다

또 하나는 취업하고 결혼해서 효도하는 좋은 딸 되고 싶다는 소원이다
나한테 오면 좋은 딸 될 텐데 하고 슬쩍 웃어준다

사진은 있지만 안 올린다
그분이 이 글을 볼 수도 있다는 십만 분의 일의 가능성도 있기에

이젠 저질체력이 다시 도질 때가 됐는지 급 피곤하다

서서히 밖으로 이동한다
일몰 빛을 받은 도리이가 마치 천국 문처럼 느껴진다
물론 내 눈은 그리 느꼈지만 내 사진기는 못 느낀 것처럼 보인다
 
메이지신궁 밖에 나와 흡연구역에서 담배 한 대를 피우는데 보이는 경고문
불법 투척하면 10년 이내 감금 또는 1천만 엔 이하 벌금이라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절대 그런 나쁜 놈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꽁초를 재떨이에 조심스럽게 넣어두고 메이지신궁을 떠난다

메이지신궁을 떠나는 시간은 4시가 안된 이른 시간이지만 피곤한 걸 어찌하랴

 

메이지신궁에서 나오는 길에 보이는 도리이
불법투척하면 5년 이내 감금 또는 1천만엔 이하 벌금

 

Posted by 지구의 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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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주쿠

 

결국 숙소에서 신주쿠역에서 기차 타는 곳으로 가는데 1시간이 넘게 걸린다
이넘의 길치 본능 한국 외국을 가리지 않는다

어제보다는 덜 걸렸다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하라주쿠행 야마노테선을 탄다
회사 선배가 빌려준 수이카 카드를 2천엔 충전한다
수이카 카드는 우리나라의 교통카드와 같다고 보면 되는데 웬만한 편의점에서 소액결제까지 가능해서 소지하고 있으면 편하다

하라주쿠역에 내리니 눈 앞에 보이는 건 다케시타 거리다
거리엔 중딩, 고딩, 관광객들로 바글바글거린다
특이한 건 흑인 삐끼들이 많이 있다는 것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 신발 가게 : 형형색색 크록스 샌달이 보인다

 

하라주쿠 신발가게 : 역시 이쁜 색깔의 샌달들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서 스파게티 점심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서 크레페를 먹는 고딩들

 


하라주쿠 타케시타 거리에서 이리저리 둘러보니 남대문 시장보다 호객행위가 심하다
내가 알고 있던 일본 시장은 조용히 손님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여기저기 큰 소리로 호객행위를 하고 항상 저렴한 가격표를 머리 위로 들고 있는 것이 보인다
신주쿠 지하상가도 그렇고 하라주쿠도 마찬가지다

역시 편식쟁이에게 힘든 건 오늘의 식사를 고르는 것이다
그나마 나은 토마토 스파게티를 아이스티와 함께 대충 먹는다
그리고 트위터로 한분이 크레페라는 아이스크림 같은 것을 먹어보라고 권유해준다

크레페 가게엔 주로 여자 학생들이 줄서서 바글바글하다
일단 하나를 주문하니 종업원이 바로 밀가루로 전같이 얇게 만든 후에 아이스크림을 콘처럼 말아준다
긴 의자에 자리가 없어 쓰레기통 옆에서 먹는다
배가 불러서 그런지 엄청 맛있는 것 같지는 않다

밥 먹기 전에 먹을 걸 하고 후회한다
옆 쓰레기통에서 크레페 먹는 여고생 2이 엄청 맛있게 먹고 있다

크레페를 처치하고 한번 더 거리를 둘러보고 다음 목적지인 메이지 신궁으로 가본다

Posted by 지구의 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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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주쿠

 

첫날 밤 새벽 2시까지 과음했지만 9시에는 일어난다
아침을 9시 30분까지 주기 때문이다

아침을 먹기 위해 1층 식당으로 향한다
숙소에 묵고 있는 사람들이 아침을 위해 모여있다
중국인, 일본인, 서양 남자, 서양 여자 등 골고루 모여 있다

아침 식사는 주먹밥과 라면 그리고 내가 먹기 힘든 음식들이다
편식하는 습관은 낯선 곳으로 가면 많이 불편하다

아침 식사 후 다시 방으로 돌아와 누워있다
저질 체력은 어딜 가나 힘들다
체력이 좋다면 겨우 하룻밤 새벽 2시까지 마셨다고 비실비실거리진 않을 텐데 말이다

10시 정도 되니 프론트에서 방청소를 몇 시에 해야 할지 묻는 전화가 온다
10시 30분에 청소하세요 라고 답하고 뒹굴뒹굴...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어슬렁 어슬렁 나오니 10시 40분이다

신주쿠 역을 찾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면서 사진도 찍다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고 하는 건 핑계고 이넘의 길치 본능이 심각해서다

역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추억의 오락실이 보인다
잠시 들어가본다

한국에서 못 본 오락이 있다
이름하여 당구 볼링이다

 

당구볼링 : 당구 큐대로 볼링하는 게임이다.. 잘 안 맞는다

 

당구 볼링을 친 후 자동차 게임까지 시도해본다
당구 볼링은 망했지만 자동차 게임은 1등이다

현실은 당구도 자동차도 꽝이지만 자동차 게임만큼은 조금 된다 

자동차 게임 : 1등^^

오늘은 신주쿠역으로 돌아올 때 헤매지 않기 위해 폰카로 이것저것 이정표를 찍어둔다

 

신주쿠 역 서브나데라는 쇼핑몰. 종각역 중저가 지하상가와 비슷하다

신주쿠역 유료 화장실. 무료가 바로 밑에 있는데도 한 번 이용에 100엔인 유료 화장실이 이상하게 보인다

 

신주쿠역 유료 화장실

몇 장의 사진을 찍어 두니 저녁에 돌아올 때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지구의 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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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 식사를 위해 밖으로 나섰다

여전히 휘황찬란한 가부키초의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여기저기 호스트들과 호스티스들이 영업하는 사이를 뚫고 밥 먹을 수 있는 곳을 찾는다

첫날이라 그런지 먹을 만한 식당이 눈에 띄지 않는다

결국 밖에 가격표를 보고 들어간 곳은 호프집이다
일단 영어로 메뉴를 시키니 여자 알바는 주인어른을 데려온다
주인어른께 치킨을 요청하고 맥주도 한잔 시킨다

8시가 안됐는데 몇 분데 자리는 차있다
전대를 허리에 찬 내 모습에 앞자리 아저씨가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이 느껴지지만 애써 외면한다

치킨이 나왔지만 6점 정도밖에 없다
역시 일본은 소량으로 주는 게 맞구나라고 생각하고 소고기로 보이는 것을 하나 더 주문한다
알바 한분이 나에게 메뉴판을 주면서 "한국에서 오셨나 봐요"라고 한국어로 묻는다
와우 첫 날에 만난 여자 알바가 한국인이라니... 뿌듯하다
예뻐서 더욱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치킨도 소고기도 맛이 없다
호프집 안주가 맛없는 건 한국이나 일본이나 똑같은가 보다

대충 먹고 마신 후 여기저기 둘러본다
뭔가 음침하지만 도쿄에서 봤던 카페촌들이 뒷골목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일단 들어가 본다

 

신주쿠 가부키초의 카페촌

한두 블록인데 벌써 오픈한 곳도 있다
들어가고 싶지만 일본어가 안되고 주인장도 한국어가 안될 듯해서 이리저리 더 둘러본다
그리고 한 카페의 문에 있는 메모가 눈길을 끈다

 

가부키초의 카페에 붙은 메모 "If you have a problem Ask me!! I love English! and you. No Charge "

 

이 집에 오면 문제는 없겠군 하고 다시 호텔로 들어와 샤워하고 여독을 푼다

 

# 밤 10시 이후 외출


밤 10시가 됐다
벌써 자기에는 뭔가 아쉽다

아까 봤던 카페를 찾아 밖으로 나간다
또 한 번 헤매고 난 후 카페를 찾았다

아쉽게도 주인장이 남자다
다른 카페는 모두 여자인데...
영어로 의사소통한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대화하는 맛은 떨어질 듯하다

카페엔 바에 3명의 서양 남자가 빈 술잔을 앞에 두고 있고 가장 안쪽엔 나이 든 일본 할아버지가 TV를 열심히 보고 있다
주인장은 긴 머리의 인디언풍의 남자다

뻘쭘하게 들어가서 바에 앉고 주문을 받는다
역시 첨이라 당황해서 그냥 위스키라도 답한다. 무슨 위스키냐는 물음에 우물쭈물하고 있으니 일본 위스키 산토리를 마실려나고 묻는다
일단 알았다고 답변하고 나니 언더락인 이유를 묻는다
역시 버벅거리면서 말하는데 의사소통이 어렵다

영어인데 왜 어려운 거지 하고 생각해보지만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냥 새로운 곳이라 당황한 거다

천천히 분위기를 살피면서 얘기를 나누다 보니 3명의 서양 남자들은 벨기에에서 왔다고 한다
벨기에 잘 알지 하자 놀라는 듯하다

작은 나라인데 어찌 아느냐고 나에게 물어본다
세계사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답변해준다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름이라 그냥 서양 친구라고 칭하자
서양 친구는 대학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데 불편한 다리 때문에 주문한 로봇다리 같은 인공 다리 제작을 위해 한 달간 휴가를 내고 일본에 왔다고 한다
인공 다리를 하게 되면 마치 로보캅처럼 될 거라고 편하게 얘기한다

한 달의 휴가에 감동한 나는 역시 벨기에는 좋은 나라라고 띄워준다

벨기에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한다
난 하루에 12시간을 회사에서 보낸다고 얘기하다 고개를 저으며 벨기에로 이민오라고 한다
그래서 난 대답한다
그래도 한국이 제일 좋다고. 한국인이기에 말도 잘 통하고 인종차별도 안 받는데 왜 외국 가서 고생하겠냐고
하루 열두 시간 일하는 한국이 좋다고 말해주자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다

서양 친구가 불교를 믿는다고 하자 나는 기독교를 믿는다고 한다
서양 친구는 유럽 사람이 불교를 믿고 아시아인이 기독교를 믿는 건 참 묘한 일이라고 한다
이 친구의 불교는 일본 스타일 불교라고 한다
Amitabha Buddha라고 하는데 아마도 아미타불을 믿는 종파인 듯하다

서양 친구는 그래서 육류와 물고기종류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와인과 술 종류는 마신다

서양친구는 육류를 섭치 하고 소화하기 위해 방출되는 유해가스가 자동차 유해가스보다 더 위험하다고 열을 올린다
물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는 방생 때문이라고 하는데 자신도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한다

얘기를 하다 보니 페이스북으로 친구 요청을 한다
서양 친구는 소셜 서비스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프라이버시 문제 때문에 이름도 실명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12시가 넘어가자 내일 일정 때문에 일어나고 서로 인사를 나눈다. 일본 할아버지는 한참 전에 가셨다

조금 지나자 일본 청년 하나와 40대 정도 되는 일본 아저씨가 입장한다
일본 청년과 아저씨는 영어를 알아듣지만 말은 잘 못한다

바에 있으면 모두 심심해서 결국 뭔가 얘기를 하고 싶어 한다
일본 청년은 원형 테이블에서 혼자 와인을 마시다가 바로 들어온다
아저씨는 아이폰을 꺼내서 이리저리 만지작거린다
주인장도 아이폰을 꺼내서 만지작거린다
청년은 아이팟이 있고 나도 아이폰을 만지작거린다

4명 다 애플 제품을 가지고 놀다 대화로 들어간다

호구조사를 하니 주인장은 총각으로 추정되고 40대 아저씨와 청년을 포함한 손님 3명이  모두 총각이다
결혼을 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난 꼭 결혼할 거라고 얘기한다

일본에서 아이패드를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하자 중국제 짝퉁을 사러 왔냐고 한다
중국제 짝퉁 iPed가 아이패드, iPad는 아이팟, iPod는 아이폿이라고 한다
속으로 한마디 해본다
그래도 내가 미국식 발음으로 하는 거거든...

월드컵 축구로 화제가 바뀌자 한국이 16강 진입한 것에 대해 대단하다고 칭찬이다
일본은 이틀 후 덴마크와 축구를 하게 되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한다
덴마크는 강팀이라 결국 그날이 Judgement Day가 될 것 같다며 걱정한다


위스키 1잔과 시라즈 와인 2잔을 마시니 새벽 2시다
첫날 만난 사람들은 모두 남자들
새벽까지 술 마시고 대화하고 숙소에 들어와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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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도착 : 하네다 공항
드디어 오후 3시에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김포공항은 야외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데 하네다는 야외에 흡연실을 만들어서 흡연자를 가뒀다. 
이게 일본인가 하는 느낌이다

영어로 신주쿠행 버스를 물어보니 공항 직원들 편안하게 답변해준다
일본도 예전같이 영어가 안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공항 리무진에서
공항 리무진을 타니 몇 명은 좌석이 없는 것 같다
나름 걱정하는데 오른쪽 좌석 옆에서 작은 의자를 꺼내 준다
알고 보니 공항 리무진 뒤엔 화장실도 있었다

공항 버스의 보조 좌석: 오른쪽 좌석의 홈을 옆으로 당기면 보조좌석이 등장한다

 

신주쿠 역 - 헤매다

공항 리무진이 도착한 신주쿠역에서 토우코인 호텔을 찾아보았다
구글 지도를 열어서 목적지를 입력했는데 멀진 않았다
한 600미터 정도
대충 20분 안에 도착하겠거니 하고 이리저리 보는데 한국의 구글 지도와는 달랐다
한국에서 구글은 자기 위치에서 목적지가 있는 방향을 정확히 볼 수 있는데 일본 구글은 그게 아니다.
나 같은 방향치에게는 치명적이었다

대충 찾아보기로 하고 신주쿠 역에 들어가 봤다
문득 보이는 건 아이패드 광고로 도배를 한 기둥의 광고판 14개

 

신주쿠역의 아이패드 광고판

# 가부키 조 도착 - 호스트와 호스티스의 전당

신주쿠 역 정말 크다
한 시간 30분을 헤매고 이리저리 물어 결국 호텔에 도착

신주쿠 가부키초 토우코인 호텔로 가는 길은 길거리에 남자 여자 호스트들이 득실득실하다
처음엔 모두 삐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모두 호스트 또는 호스티스였다
이전에 읽은 일본 만화 야왕의 최초 배경이 여기였다

몇 개의 건물이 모두 호스트바와 호스티스 바로 꽉 차 있다
골목골목마다 서비스 종사자들이 서서 사람들을 유인한다

호스트바와 호스티스 바는 모두 간판에 얼굴과 이름이 오픈되어 있었다
심지어 신주쿠역 옥외 광고판엔 호스트바 광고가 크게 걸려있을 정도였다

일본의 오픈된 성상품 시장을 볼 수 있는 좋은 곳이 가부키 조다

일본의 호스트는 모두 잘 생긴 건 아니다
잘 생긴 남자와 터프한 남자 등 여자들이 원하는 스타일들이 모두 나열해서 손님을 모시기 위해 노력한다
대부분의 호스트들은 머리를 길게 날린다는 게 공통점인 듯하다

 

일본 신주쿠 가부키조의 호스트 바로 가득찬 건물들
일본 신주쿠 카페의 실명제. 이름까지 적힌 경우가 많다
일본 신주쿠 가부키조의 호스트바 옥외 광고판



Posted by 지구의 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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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일본으로 간다.
굳이 일본이 아닌 중국이나 다른 곳도 있겠지만 일본을 선택한 이유는 아무래도 좀 더 안전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일 수도 있겠다.
뭐...지인을 통해 예약한 아이패드의 수령도 그 이유 중의 하나겠지만 말이다.

  ▲  김포공항으로 출발
오전 8시에 일어나 8시 30분에 택시를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하니 9시. 
너무 일찍 도착했다. JAL의 발권은 9시 55분부터다.

남는 시간동안 에스로밍에 가 예약한 아이폰을 찾았다.
빌린 아이폰은 3G기 때문에 부팅속도부터가 엄청나게 느렸다.
내 아이폰 3GS와 비교하니 짜증날 정도였다.  
하지만 하루에 7천원만 내고 무제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으니 요금 걱정 없이 트위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어딘가.

이리저리 어슬렁어슬렁 대며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렸다.

10시에 비행기 티켓을 발권하고 이번에 구매한 백팩을 항공기 수화물로 붙였다. 
여행가방을 안가져가기로 결심하고 구매한 백팩에 최소한의 준비물들만 넣었는데도 가방은 빵빵했다.

12시에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탑승구로 출발했다.

김포공항 면세점은 인천에 비하면 정말 구멍가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면세점에서 선글라스를 사고 싶었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서 패스.
 던힐 담배를 두 보루 구매했다.
두 보루에 삼만 팔천원 정도였던 듯 하다.

나중에 안 것인데 면세점에서 던힐을 산건 다행이었다. 일본에서는 던힐 담배를 찾기 어려웠다.
편의점에도 진열이 안돼있었다.

  ▲ 비행 중 고통과 불안
12시 55분에 비행기는 출발했다.
일본항공(JAL)의 좌석은 정말 좁았다.
창가에 앉았는데 내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서 두 사람을 일으켜야 하는 민폐를 끼쳤다.
뭐 이코노미라서 그런 건지 일본항공이기때문에 그런 건지 알 수는 없다

비행기가 이륙한 후 역시 기압차이 때문에 귀가 먹먹하고 아팠다
나만 이런 건지 다른 사람도 이런건지는 모르겠다
미리 귀에 침을 발라뒀는데도 귀가 많이 먹먹해졌다.

비행기가 하네다공항에 도착할 즈음에 창밖을 보니 구름이 많았다
비행기는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서기를 수 차례

창가에 슬금슬금 빗방울이 기어간다
빗방울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창밖의 엔진을 보니 왠지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시간이 지날 수록 엔진의 흔들림이 커지고 날개도 역시 바람에 심하게 흔들리는 것 같다

문득 든 생각은 만약 저 엔진이 흔들려서 떨어져나간다면 내 인생도 이걸로 끝인건가하는 불길함이었다
하지만 두렵지는 않으니 참...

갑자기 기장이 뭔가를  발표한다
터뷸런스라는 단어가 있는 것 같고 5분 정도 선회한다는 말도 하는 것 같다

조용히 비행하던 기체가 갑자기 흔들거리기 시작한다
통일공원에서 바이킹을 타던 것 처럼 아랫배가 찌릿찌릿해진다

영화에서나 들었던 사람들의 감탄사가 들린다
워우~ 하고 모두 동시에 감탄사를 내뱉는다
창밖의 엔진은 떨어져나갈 것처럼 들썩이고 날개도 위아래도 흔들흔들거린다

불안감이 깊어진다 싶을때 비행기는 안정을 되찾고 무사히 착륙하려고 하는 것 같다

Posted by 지구의 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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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6일 

 

6월 22일부터 일본 여행 계획을 확정 지었습니다.

 

휴가도 OK 됐고 일도 마무리 지었습니다

내일 추가적인 일만 정리하면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휴가입니다.

 

도쿄는 8년 만에 일본은 3년 만에 방문하게 됩니다.

혼자서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여행은 마음 가는 대로 몸 가는 대로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것입니다.

DSLR은 무거워서 패스하고 디카를 가져갑니다.

노트북도 무거우니 아마 아이폰으로 대체하지 않을까 생각 중입니다.

 

결정된 건 첫날 숙소와 왕복 비행기표.

나머지는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생각만...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할 뿐입니다.

 

#D 1일 



10년을 한 회사에서 일한 후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이 아닌 어딘가로 떠나 보겠다는 생각을 한 지 한 달

과감하게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생각되는 날에 휴가를 사용했다


일본 여행을 기획했지만 뭔가 계획된 여행으로 돌아다닌다기보다는 마음 내키는 대로 떠나고 싶었다

일본 여행 기획의 핵심은 10일간 머문다는 것과 무계획이라는 두 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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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비행기표, JR패스, 호텔 예약이었다.

지인에게 도움이 되고자 예약을 했지만 실망스러웠다.

처음 지인이 구해준 것은 22일 저녁 8시 비행기였다. 도쿄에 도착하면 저녁 10시.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잠자는 것으로 하루를 날리는 스케줄. 

JR패스도 내가 14일짜리를 사겠다고 말은 했지만 여행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7일 정도라는 것을 알려줬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잡지에서 기자로 있는 선배의 조언으로 모두 취소했다.
취소 수수료는 고스란히 비용으로 추가됐다.

하지만 수수료보다 중요한 건 내 마음대로 편하게 여행을 간다는 것인데 지인이 만든 스케줄은 아닌 것 같았다.

결국 선배의 도움을 받아 비행기와 첫날 머물 호텔(토우코인 호텔)을 예약했고 JR패스도 7일권으로 변경했다. 

이들을 모두 처리한 건 떠나기 이틀 전인 6월 21일이고 일본 출발 시간도 22일에서 23일로 연기했다

비행기표는 35만 8천 원(택스, 유류대 포함 43만 6천600원)이고 JAL이었다.
와이 페이 모어라는 곳에서 예매하니 혼자서도 예약하는데 어려움이 전혀 없었다.
이번 여행 준비를 통해 여행사이트가 많다는 것도 알았다. 예약만 일찍 했다면 택스 포함해서 3십 만원대에도 표가 있었던 것 같다. 휴가 계획이 확정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겠지만.

JR 패스도 일주일만 전에 예매해도 인터넷을 통한다면 7% 인하된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했다.

결국 여행도 경험이다.

다행인 건 계획대로 떠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첫날 도착시간이 저녁 10시에서 오후 4시 정도로 앞당겨서.

Posted by 지구의 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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